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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산기와 샤프펜슬이 놓인 필기 노트

    필기시험에 합격한 사람이 몇 명인지, 그 해 실기 시험장에 앉은 사람이 몇 명인지는 각각 공단 통계에 따로 공개된다. 두 숫자를 나란히 놓고 보면 이상한 점이 있다. 필기 합격자보다 실기 응시자가 더 많은 해가 세 등급 모두에서 매년 이어진다. 같은 해 필기에 붙은 사람이 한 번씩만 실기를 본다면 생기지 않을 일이다. 한국산업인력공단 자격통계 5년 치로 이 비율을 직접 계산해 봤다.

    자료와 계산

    자료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이 공공데이터포털에 공개한 「직무분야별 자격통계현황」 파일이다. 기사 · 산업기사 · 기능사 세 파일을 내려받았고, 이용허락범위는 제한 없음으로 표시돼 있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연도별·성별 필기·실기의 접수·응시·합격 인원과 합격률이 들어 있다. 이 글의 표와 수치는 모두 이 파일에서 직접 계산했다. 계산 전에 같은 종목·연도·성별이 중복되는 행이 없는지, 표기된 합격률이 합격자 수를 응시자 수로 나눈 값과 맞는지를 확인했다. 중복 행은 0건이었고, 표기 합격률과 재계산값은 필기 4,706행 중 4,706행, 실기 4,816행 중 4,816행이 일치했다. 비율은 같은 해 실기 응시자 수를 같은 해 필기 합격자 수로 나눈 값이다. 종목은 직무분야 소계 행을 빼고 남녀 합산 값을 썼다. 2025년 필기 합격자가 500명 이상이고 2024년 필기 합격자 자료가 있는 153개 종목(기사 47·산업기사 30·기능사 76)을 비교 대상으로 했다.

    등급 전체로 본 5년

    등급 2021 2022 2023 2024 2025
    기사 1.54배 1.63배 1.45배 1.60배 1.53배
    산업기사 1.35배 1.37배 1.29배 1.44배 1.34배
    기능사 1.62배 1.74배 1.61배 1.63배 1.65배

    세 등급 모두 다섯 해 내내 실기 응시자가 필기 합격자보다 많았다. 비율은 기사 1.45~1.63배, 산업기사 1.29~1.44배, 기능사 1.61~1.74배 사이에 있었다. 5년 사이 비율이 가장 크게 움직인 폭은 기사 0.18배, 산업기사 0.15배, 기능사 0.13배였다. 세 등급 전체로 보면 1.3~1.7배 구간이 다섯 해 동안 유지됐다.

    종목별로는 6개를 먼저 보면

    비교 대상 153개 종목 가운데 실기 응시자가 필기 합격자보다 많은 종목은 138개(90%)다. 비율이 가장 큰 종목 6개는 다음과 같다.

    종목 2025 필기 합격 2025 실기 응시 비율
    측량기능사 804 1,915 2.38배
    자동화설비기능사 1,012 2,286 2.26배
    전기기사 19,149 41,957 2.19배
    설비보전기능사 904 1,924 2.13배
    화공기사 640 1,350 2.11배
    토목기사 3,983 8,166 2.05배

    전기기사는 필기 합격 19,149명에 실기 응시 41,957명으로 2.19배다. 다섯 해 비율은 2.53배, 2.81배, 2.06배, 1.80배, 2.19배로, 가장 낮은 해도 1.80배였다. 한 해만의 현상이 아니라는 점을 이 종목에서 확인했다.

    실기 응시자가 더 적은 종목

    반대로 실기 응시자가 필기 합격자보다 적은 종목은 15개(10%)였다. 가장 낮은 5개는 다음과 같다.

    종목 2025 필기 합격 2025 실기 응시 비율
    실내건축기능사 2,987 2,038 0.68배
    식육처리기능사 1,034 840 0.81배
    전산응용건축제도기능사 8,934 7,811 0.87배
    농기계운전기능사 935 820 0.88배
    식품산업기사 764 687 0.90배

    이 종목들은 필기에 붙고도 실기를 보지 않은 사람이 있다고 읽을 수 있다. 가장 낮은 실내건축기능사는 필기 합격 2,987명 대비 실기 응시 2,038명으로 0.68배였다. 필기 합격자 가운데 한 해 안에 실기에 응시하지 않은 사람의 비중이 이 정도라는 계산이지, 이유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전년 필기 합격자를 더하면 설명이 되는가

    실기 응시자가 필기 합격자보다 많은 한 가지 가능한 설명은, 전년도에 필기에 붙은 사람이 올해 실기에 응시한다는 것이다. 2025년 기준으로 이 가설이 맞다면 실기 응시자 수는 대체로 「올해 필기 합격자」와 「올해와 전년 필기 합격자의 합」 사이에 있어야 한다. 이 범위를 실제로 확인했다.

    실기 응시자 수의 위치 종목 수 비중
    올해 필기 합격자보다 적음 15 10%
    올해 필기 합격자 이상, 올해와 전년 합 이하 129 84%
    올해와 전년 합보다도 많음 9 6%

    153개 종목 가운데 129개(84%)가 가운데 구간에 들어갔다. 등급별로는 기사 40/47, 산업기사 26/30, 기능사 63/76개다. 전년 합격자가 이어서 실기를 본다는 가설과 어긋나지 않는 모습이다. 다만 어긋나지 않는다는 것이 맞다는 증명은 아니다. 올해와 전년 합보다도 실기 응시자가 많은 종목이 9개 있고, 그중 전기기사는 그 합을 7,803명 넘는다. 실기에서 몇 번씩 떨어져 다시 보는 사람이 많은 종목일 수도 있고, 필기를 면제받고 실기만 보는 사람이 많은 종목일 수도 있지만, 이 자료에는 그 구분이 없다.

    통계가 말해 주지 않는 것

    이 비율은 사람 수가 아니라 응시 건수의 비다. 한 해에 실기가 여러 회차 열리고 같은 사람이 여러 회차에 응시하면 그만큼 여러 번 세어진다. 필기 합격자 수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비율이 1보다 크다는 것이 「필기 합격자 아닌 사람이 실기를 본다」는 뜻인지, 「같은 사람이 실기를 여러 번 본다」는 뜻인지는 구분되지 않는다. 필기 면제 제도나 합격 효력 기간처럼 비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도 이 파일에는 들어 있지 않다. 이 글은 두 숫자가 이렇게 놓여 있다는 사실까지만 확인했다.

    실기 응시자가 필기 합격자보다 많은 것은 흔한 일인가?

    비교한 153개 종목 중 138개(90%)가 그렇다. 등급별로는 기사 44/47, 산업기사 27/30, 기능사 67/76개 종목이다. 중앙값은 기사 1.44배, 산업기사 1.29배, 기능사 1.31배였다.

    비율이 1보다 작으면 실기를 포기한 사람이 많다는 뜻인가?

    그렇게 단정할 수 없다. 이 비율은 필기 합격자 중 실기 미응시자를 직접 센 값이 아니다. 같은 해 응시자 수끼리 나눈 값이라, 전년 합격자의 이월이나 재응시가 섞일 수 있다. 비율이 낮은 종목(15개)에서 필기 합격자 일부가 같은 해 실기에 응시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만 읽을 수 있다.

    왜 필기 합격자 500명 이상인 종목만 비교했나?

    응시자가 적은 종목은 몇십 명의 차이로 비율이 크게 달라진다. 2025년 필기 합격자가 500명 이상이고 2024년 합격자 자료가 있다는 기준을 통과한 153개 종목이 이 글의 비교 대상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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